책 소개
이 책은 단요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단요는 21세기 한국 SF 및 실험문학의 경계를 넓혀가고 있는 신진 작가로, 철학적 사유와 문명 비판적 시선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서사를 선보입니다. 그는 주로 인간의 문명과 기술이 충돌하거나 종말을 맞이한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새로운 가치관과 존재방식을 모색하는 인물들을 그려냅니다. 그의 작품 세계는 단순한 미래 예측이나 기술 묘사에 그치지 않고, 언어의 구조나 서사의 형식 자체를 실험하는 문체적 특이성도 갖추고 있어 문학성과 사유성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독립출판 및 소규모 문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그는, 점차 문단 안팎의 관심을 받으며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독자와 비평가 모두로부터 “철학적 감수성과 SF적 상상력이 결합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줄거리
사람들의 머리 위에 수레바퀴 모양의 원판이 떠있는 세상에서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각각의 원판에는 정의를 상징하는 '청색'과 부덕을 상징하는 '적색' 영역으로 이분되어 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느냐, 얼마나 착한 일 혹은 나쁜 일을 했냐에 따라 두 색깔의 영역이 크기가 변합니다. 사람들은 머리 위에 떠 있는 원판을 보며 해당 사람을 판단합니다.
이 시대에서는 사람들이 생을 마감할 때가 되었을 때 원판이 돌아가고 적색 부분에 걸리면 지옥으로, 청색 부분에 걸리면 천국으로 가는 모습까지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청색 부분이 90할이라 할지라도 적색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원판의 특성으로 인해 철학과 종교의 위치가 뒤집어졌으며, 방송인들에 대한 잣대도 많이 달라집니다. '정치인이나 기업가의 부덕에는 쉽게 눈감으면서 방송인에게만은 가혹한 도덕주의를 들이미는 시대를 살았던 것이다.'라는 구절을 통해 현재 사람들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변호사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결국 변호사의 직업윤리는 보편적인 윤리와 다소 차이가 있으며~'라는 구절을 통해 변호사라는 직업이 감정적으로 매우 힘든 직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구절이 아주 잘 드러난 2024년 공개된 '굿파트너'라는 드라마를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더불어 수레바퀴의 청색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사람들이 발 빠르게 사업을 하여 대성공을 거두기도 합니다.
책에서 또 주의깊게 볼 점은 원판이 적색으로 뒤덮인 사람들 또는 검정색으로 변한 사람들도 등장합니다. 사람들이 선과 악을 행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어떻게 변하는지, 과연 선과 악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지, 우리가 생각한 것들이 정말 선과 악이 맞는지, 사이코패스가 착한 일을 하는 것과 일반 사람이 착한 일을 하는 것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 등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인간이 당연하게 여겨온 질서(예: 수레바퀴, 도시, 시간 등)가 무너진 세계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존재나 관계에 주목하며, 독자에게 "변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총평
순식간에 이야기에 몰입되어 읽을 수 있는 책이며, 두께도 많이 두껍지 않은 책입니다. 또한 소설에 담겨있는 시사점이 매우 흥미롭고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이라,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독서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 기록]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 마이크 브라운 (5) | 2025.07.15 |
---|---|
[독서 기록]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테라 (5) | 2025.07.15 |
[독서 기록]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8) | 2025.07.15 |
[독서 기록] 채식주의자 - 한강 (1) | 2025.07.15 |
[독서 기록] 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2) | 2025.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