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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

[독서 기록]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by soobang 2025. 7. 21.

 

작가 소개: 서머싯 몸 (Somerset Maugham), 인간 본성과 예술을 통찰한 현실주의 작가

서머싯 몸(W. Somerset Maugham, 1874~1965)은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로, 20세기 초중반 가장 널리 읽힌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의사로서의 교육을 받았으나, 인간의 심리와 사회적 갈등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문학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인간의 굴레에서』, 『면도날』, 『달과 6펜스』 등에서 인간의 욕망, 허위, 자기기만과 예술의 본질을 냉철하게 조명했습니다. 화려한 문체보다는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을 지향했고, 도덕과 사회 규범에 매몰되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성찰을 유도했습니다. 『달과 6펜스』는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한 작품으로, 예술과 광기, 자유에 대한 그의 사유가 집약된 대표작입니다.

내용 및 줄거리 요약: 현실을 버리고 예술을 택한 한 남자의 이야기

『달과 6펜스』는 런던의 증권중개인이던 찰스 스트릭랜드가 중년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술가로 변모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겉보기엔 평범하고 무미건조한 중산층 가장이지만, 내면 깊숙이 억눌린 예술적 욕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아내와 자식, 안정된 직업을 뒤로 한 채 파리로 떠나 화가의 길을 걷습니다.

파리에서 그는 극심한 빈곤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도 오로지 그림에만 몰두하며, 주변 인물들을 도구처럼 대하거나 상처를 주기 일쑤입니다. 인간 관계는 파괴되지만, 예술적 열정은 오히려 더욱 뜨겁게 타오릅니다. 결국 그는 타히티로 건너가 원주민 여성과 함께 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 세계를 완성합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병으로 죽은 그는, 죽기 직전까지 그림을 그렸고, 죽은 뒤에야 그의 작품은 세상에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게 됩니다.

 

시사점: 진정한 삶과 예술은 어디에 있는가?

『달과 6펜스』는 독자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스트릭랜드의 삶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는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의 진실에 충실했습니다. 그는 세속적 안정을 버리는 대신, 예술이라는 ‘자기만의 진실’을 좇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가족도, 도덕도, 타인의 감정도 고려하지 않습니다.

몸은 스트릭랜드를 이상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의 냉정함과 사회 부적응적인 면모를 강조하면서, 예술의 절대성과 인간적 결핍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이는 곧 예술가의 ‘신화화’를 경계하면서도, 그들이 가진 비범한 내적 충동과 진정성을 인정하는 균형 잡힌 시각입니다. 또,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달’(이상, 열정)을 위해 ‘6펜스’(현실, 안정)를 포기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총평: 예술과 인간, 그 충돌의 진실을 직시하다

『달과 6펜스』는 단순한 화가의 전기 소설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예술이란 무엇인가, 삶의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을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몸은 감상주의나 낭만주의에 기대지 않고, 차갑고 냉정한 서술을 통해 오히려 예술의 순수성을 더욱 강조합니다.

현실을 떠난 예술가 스트릭랜드는 도덕적으로는 결코 모범이 될 수 없는 인물이지만, 그를 통해 우리는 삶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안정된 일상, 타인의 기대, 사회적 기준 속에서 무기력해진 현대인에게 이 작품은 낯설지만 필수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